LERICI

 시간은 기억이 전제된 ‘사건’의 발생에 의해 ‘생성’됩니다. 현재의 인식을 위해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감각이 현재의 감각과 동시에 유지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시간은 모두 같은 위치에 있다는 발상이 가능합니다. 만들어진 시간들은 작은 단위로 얽혀 있으며 그 정확한 위치와 관계는 모호합니다. 크기와 방향이 다양하고 저마다 다른 감정을 일으키는 소자로 작동합니다. 기억과 감각의 기호인 셈입니다. 따라서 사람마다 만나고 경험하는 시간의 형태는 모두 다릅니다. 우리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같은 시간을 만나지 않습니다. 현재라는 일반적인 착각은 우리가 ‘사건’들의 개연성이 간단하게 파악될 수 있다는 사회적 방식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동안 우리가 편하게 묶여 왔던, 길들여진 시간의 인덱스가 아닌 또 다른 묶음을 생각합니다. 의도와 결과의 불일치, 완성되지 않은 사건 등을 경험함으로써 잠재된 ‘사건’들의 다른 면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실재의 구조 안에서 일반 원리로 이해될 수 없는 감성적 지각의 증거들을 인정하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모든 잠재적인 것들의 서로 다른 존재 방식을 추적해 나갑니다.

 

 

 

 


 <헤프닝>展

Public Exhibition
 Free Entry
3월 11일 부터 - 23일 까지
레리치 남산, 소월로 138 

Opening Ceremony Invite-only
3월 9일 - 10일

  • KORKOR